교량건설용 크레인을 선박 건조·진수 활용등 국내 업체들 고정관념 깬 신공법·신기술로 생산성 대폭 높여 삼성중공업의 3,000톤급 해상크레인은 메가블럭ㆍ플로팅도크 등 신건조 공법에 없어서는 안 될 보물이다. 하지만 이 크레인은 원래는 교량건설용으로 제작돼 국내 영종대교, 서해대교, 방화대교 등 교량건설 때 철구조물 다리를 들어올리는 용도로 활용됐었지만 이후 마땅한 용도가 없어 조선소 한켠에 방치돼 있던 애물단지. 지난 2001년부터 선박건조용으로 탈바꿈시켜 지금은 선박의 대형 블럭을 해상도크로 옮기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국내 조선업계의 신공법ㆍ신기술은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는 ‘발상의 전환’에서 비롯됐다. 공간이 제한된 조선소에서 쏟아지는 수주물량을 맞추려다 보니 생산성을 끌어올리려는 각종 아이디어를 현실화한 것이다. 삼성중공업은 해상크레인을 활용, 플로팅도크(바다에 떠 있는 해상도크)에서 유조선 등 대형선박 7척을 매년 추가로 제작하게 됐으며 블록조립 기간도 기존의 3개월에서 1.5개월로 줄였다. 한진중공업도 지난해 6월 2,000톤급 경비함정을 해상크레인(3,000톤급)으로 들어올려 진수시키는 LOL(Lifting Off Launch)공법을 국내 최초로 적용했다. 전통적인 진수방법은 육지에서 건조한 배를 바다로 미끄러뜨리는 방식이다. 하지만 LOL공법은 선박을 들어올려 수평이동시킨 뒤 수직으로 바다에 내려놓도록 한 것이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대형 선박은 미끄러뜨려 진수해야한다는 고정관념을 깨자 공기 단축에 따른 대량생산이 가능하게 됐으며 선저 부분의 손상을 막을 수 있어서 원가절감에도 도움이 된다”며 “앞으로 2,500톤급 이하의 선박은 LOL공법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3차원 정밀측정시스템을 이용한 ‘사이버 탑재프로그램’을 개발, 블록탑재 기간을 줄여 생산성을 향상시켰다. 최대폭 55미터에 이르는 초대형 블록을 한번에 정확하게 측정, 탑재하도록 개발된 이 시스템은 건설현장 측량기법을 선박건조에 활용한 케이스. 예전에는 줄자와 오토레벨 등 각종 측량기기를 동원해 하나의 블록을 수차례 측정해야 했지만 이제는 PDA, 노트북 등을 활용해 한번의 측량으로도 정밀도를 높이게 됐다. 이밖에 국내 조선산업의 기술력을 세계에 떨친 육상건조(현대중공업ㆍSTX조선)나 플로팅도크건조(삼성중공업), 수중용접(한진중공업) 등도 오랜 고정관념을 깨고 조선소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린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조선공업협회 관계자는 “한국 조선업체들이 자랑하는 각종 신공법과 신기술은 대부분 해외에서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것들”이라며 “국내 기업의 부단한 노력과 발상의 전환이 한국을 조선대국의 자리로 올려놓은 밑거름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출처 : 서울경제 2007.1.28